[한국등잔박물관] 3대째 등잔 가치 밝히며 문화발전에 온 힘…김형구 한국등잔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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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6-20 14:58 조회1,3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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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등잔박물관]
3대째 등잔 가치 밝히며 문화발전에 온 힘…김형구 한국등잔박물관장
“앞으로도 등잔을 비롯한 민속품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의 문화예술적 위상을 드높이는 데 남은 힘을 쏟겠습니다.
”용인 한국등잔박물관엔 우리 조상들의 밤과 마음을 밝히면서 크고 작은 사연을 간직한 다양한 전통 등기구가 전시돼 있다.
김형구 한국등잔박물관장(82)은 3대에 걸쳐 수집한 등잔을 중심으로 민속품을 모은 세계 유일의 등기구 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매년 1~2회의 기획 전시를 열고 박물관 고유 콘텐츠를 활용해 등기구의 역사뿐 아니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의 모태는 1948년 수원 행궁동에 최초로 지어졌던 김 관장의 아버지 고 김동휘씨의 병원이었다. 의사이자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었던 그의 아버지와 조부는 1969년 수원 보구산부인과 2층에 세계 최초의 등잔 중심 ‘고등기 전시관’을 열었다.
전시관은 지난 1997년 수원에서 용인으로 옮겨지며 현재의 한국등잔박물관으로 재개관했다. 사유재산이었지만 박물관의 중요한 유물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가족의 모든 재산과 유물을 사회에 환원하며 재단법인 한국등잔박물관문화재단으로 설립됐다.
훗날 돈이 되는 그림이나 도자기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의 조부와 아버지, 김 관장은 등잔만의 가치를 알아보고 모으기 시작했다.
“등잔이 돈 된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등한시 했죠. 하지만 등잔의 중요성은 매우 컸습니다. 캄캄한 밤엔 도자기나 그림 없인 살아도 등잔 없인 살 수 없었어요. 우리 삶을 가능하게 하고 생활을 함께한 민속품입니다.
”문화예술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높게 평가하고 지역에 영향을 끼친 조부와 아버지를 보고 자란 만큼 김 관장 역시 그 뜻을 이어받았다.
사재를 터는 어려움 속에서 박물관을 운영하면서도 지역 내 학교와 복지단체 등 기관과 교류·협력해 시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풍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전시, 교육, 연구, 문화행사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 지원으로 지역문화 활성화에도 노력 중이다.
등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등잔의 쓰임과 유래, 제작 과정, 등잔을 중심으로 한 당대 사람들의 생활방식, 역사적(민속적) 의미를 분석하고 널리 알렸다. 등잔의 가치와 선조들의 생활방식도 덩달아 재발굴됐다.
2016년부터는 중요 소장유물에 대한 학술, 고증 연구를 지속해 소장유물인 조족등과 화촉이 각각 경기도 민속문화유산 제14호, 제15호로 지정되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실 그의 이름 석 자는 국내 박물관·미술관 역사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사)한국사립박물관협회 이사, (사)경기도박물관협의회 공동대표, 경기도 박물관·미술관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재단법인 뮤지엄협회 초대회장 등을 맡으며 경기도는 물론 국내 뮤지엄의 기반을 다졌고, 전문적이며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 왔다.
우리 고유의 등잔 연구에 매진하면서 자연스럽게 등잔과 온돌, 고인돌의 필연적 관계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그 세월만 60여 년. 그는 세계 최초의 온돌문화가 한국에만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등잔과 온돌문화, 고인돌의 필연적 관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해냈다.
특히 ‘코리안의 기원’과 ‘등잔이 밝힌 세계’라는 출판물을 발간해 우리 민족의 기원과 온돌문화 안에서 발전해 온 등기구의 역사, 거석문화와의 필연적 관계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민속학 발전에도 공헌했다.
“등잔이 밝힌 세계는 청소년들이 전통문화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펴낸 책이예요. 청소년들이 문화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자신이 사는 시대에 어떤 문학가가 사는지, 또 어떤 미술가가 사는지를 행으로 알아야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박물관 미술관이 필요하고 책이 필요해요.
”김 관장은 박물관과 문화유산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4년 제1회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보존·관리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13일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한 ‘제27회 전국박물관인대회’에서 ‘자랑스런 박물관인상’을 수상했다.
“애쓰시는 많은 분께 상이 돌아갔으면 해서 박물관인상을 몇 차례 고사했지만, 이제 나이가 있으니 받는 게 도리인 것 같았다”는 김 관장은 박물관인대회 시상식이 열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긴 세월 뮤지엄을 운영하며 강조해왔던 말을 다시 한 번 수상소감으로 꺼냈다.
“박물관미술관이 사람의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국가 발전에 도움을 주기에 나라에서 돈을 투자해서 해야 하지만, 그러기엔 예산 등이 벅차니 박물관인들이 사재를 털어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소망이 있다면 사립박물관도 (국공립뮤지엄과 함께) 잘 운영되도록 부드러운 산들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비쳐 모든 박물관이 건강하게 운영될 수 있게 정부의 지원과 법 개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 관장은 일주일에 세 번씩 투석을 받으며 투병 중이다. 하지만 후세에 더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남기겠다는 그의 목표는 여전하다.
“앞으로 끝없이 이어질 문화전쟁에서 후세들이 떳떳하게 우리의 문화를 주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박물관미술관의 문화 프로그램과 유물이 시민들과 더 많은 교류를 통해 많은 이들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하는 데 제 역할을 다해야죠.”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4061858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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